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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가치적 향유, 미술투자의 새로운 패러다임

Columnist김재욱CreatorY.Rapic

요즘 들어 주변에 그림을 사려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4년 전만 해도 야요이 쿠사마나 김환기, 박서보 등을 이야기하면 “연예인 인가요?” 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보았네, 루이비통에 갔더니 콜라보한 작품이 있었네, 좋은 작품이 있으면 연결해달라는 등의 높은 관심을 보인다. 과거 자금유치를 위해 투자사들을 전전하던 시기, 미술품의 소유권을 블록체인으로 나누어 판다고 하면 대부분의 투자심사역들은 나를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쳐다보곤 했다. 심지어 투자사 대표님 중에는 회계사나 계속하라고 설득하거나,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겠다며 새롭게 인생 설계까지 해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지금은 그 분들 중 태반이 “회사에 투자하고 싶은데 아직도 구주 물량은 없는 거냐?” 는 말로 인사를 대신한다.

세상이 이렇게 변한 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미술품이 향유의 대상에서 투자의 대상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테크로 돈을 벌 수 있는 대상이 되었을 때 비로소 관심을 가진다. 나의 돈이 투자되었거나, 투자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관심이 생긴다. 주식투자가 단순히 경제적인 소양을 쌓는데 그쳤다면 지금처럼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오랜 시간 대중들에게 미술품은 부자들의 비자금, 탈세 수단이었지, 투자의 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통적인 부자들에게 미술품은 향유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투자의 대상이었다. 그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꾸준히 미술품을 샀다. 그들의 포트폴리오에는 주식, 부동산, 그리고 미술품이 있었고, 미술품의 비중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높다. KB증권에서 매년 발행하는 한국의 부자 리포트를 보면 부자들의 사치품 구매비중에서 미술품은 무려 20% 이상을 차지한다. 당연히 주식, 부동산에 비하면 작은 비중이지만 그들의 포트폴리오에는 항상 미술품이 있었고, 우리가 쉽게 기대할 수 없는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그렇다면 왜 미술품은 오래 전부터 부자들만 관심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었을까?

우선, 미술품은 상당히 고가이다. 유명작가의 미술품은 수천만원, 수억원, 수십억원 심지어 수천억원을 호가한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페라리와 같은 최고급 자동차가 아무리 비싸도 1~20억원을 넘지 못하는 반면, 우리가 타고 다니지도, 들어가서 잠을 잘 수도 없는 피카소, 샤갈, 모네와 같은 작가의 작품은 수백억, 수천억원도 우습다. 놀랍게도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살면서 단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작가의 작품마저도 롤스로이스보다 비싸게 거래된다. 야요이 쿠사마, 이우환과 같이 갤러리나 작가로부터 구매했을 때는 불과 몇 백, 몇 천만원이었던 작품이 5~10년 뒤 수억, 수십억원에 거래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정도면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정상이 아닐까?. 하지만 주변에서 미술품에 투자했다는 이야기는 쉽게 들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미술품이 상당히 고가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고, 구매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두번째는 정보비대칭 문제다. 미술시장을 대표하는 “폐쇄적이다.”, “특수하다” 와 같은 단어는 미술시장에서 가격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기도, 구매/판매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힘들다는 것을 말한다.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정확한 정보나 가격을 모르고 거래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어느 일방이 다른 일방보다 월등히 많은 정보와 경험을 보유하여 거래가 일방적으로 끝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결국 정보가 돈이 되는 시장인 것이다. 미술시장에서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반드시 시장을 이해하고 작가와 작품에 정통하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 믿을 만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시장이 폐쇄적이고 특수하다 보니 스스로 참여하기보단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자문역에게 의사결정과 거래 전과정을 맡기게 되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자금력이나 IT기술, 유명 갤러리나 옥션만 믿고 접근했던 기업, 펀드들이 미술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이유이다.

마지막은 소유한 작품의 관리 문제다. 고가의 작품을 온습도 관리가 안되는 일반 가정집에 두거나, 고체나 기체가 아닌 액체 스프링쿨러가 작동하거나, 보험 가입에 한계가 있는 등 다양한 관리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상당하거니와, 아예 해결이 안 될 수도 있다. 대다수의 작품들은 빛, 온도, 습도 등에 예민하여 조금만 잘못 관리하는 경우 곰팡이가 생기거나, 변색 또는 크랙이 생겨 작품의 가치나 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 결국 작품의 관리 이슈는 대중이 작품을 소유하고 투자하는데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부자들은 위에 설명한 세가지 이유로 대중이 접근하기 어려운 투자 대상을 독점할 수 있었고, 비정상적인 수익률을 거두며, 작품 감상과 고급 문화 향유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까지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다. SNS, 온라인 플랫폼, NFT 등을 통해 결국 대중의 관심은 미술품에까지 닿게 되었고, 블록체인을 비롯한 최신 기술은 부자들만 구매할 수 있었던 고가의 유명 작가 작품에 대중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조각투자의 형태로 시작된 미술품 투자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은 DAO를 통해 진일보할 것으로 보인다. DAO의 거버넌스 시스템은 전문적인 자문과 의사결정의 분리를 가능케 할 것이다. 거버넌스 시스템을 통해 DAO 멤버들은 주체적인 미술품 수집 및 투자자로서 매입, 매도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영향력 있는 콜렉터로서 미술시장에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전용공간을 확보하여 보유한 작품을 전시하고, 멤버들과 함께 문화공동체를 형성하며 미술품이 주는 예술적 가치를 마음껏 향유하게 될 것이다.

2019년 약 8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미술시장은 2023년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미술시장도 지난 10년간 5천억원 규모의 밴드 안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2022년 1조원 규모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작가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으며, 세계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었고, 소더비, 크리스티와 같은 글로벌 옥션과 유명 갤러리들이 한국시장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미술문화의 변두리였던 한국 미술시장이 어느새 전세계가 주목하는 아시아 미술문화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잠재력이 가득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

Columnist
김재욱
  • 칼럼니스트 김재욱은 삼정 KPMG 및 EMP 벨스타 사모투자전문회사에서의 경험을 거쳐 간송미술관에서 감사와 미술관 운영을 총괄한 미술품 투자 전문가이다. 2016년 주식회사 열매컴퍼니를 창업하여 국내 최대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은행, 증권사, 신탁사 등과 협업하여 다양한 미술품 투자 프로젝트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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